
성북구 '한 책' 최종후보도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김초엽 작가님의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가 후보에 오르면서 뜻깊은 강연 자리가 마련되었는데요. 행사는 서울 성북 미디어문화마루 글빛도서관 독서계단에서 열렸습니다.

김초엽 작가와의 만남 현장 분위기
글빛도서관은 성북 미디어문화마루 1층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무척 좋은 공간입니다. 예전에 아이와 함께 인형극을 관람했던 친숙한 공간인데,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님과의 만남으로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약 70여 명의 독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따스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바깥이 어스름해진 저녁, 통창에 비친 독서계단의 모습이 참 아늑했답니다.

계단에 푹신한 좌석 의자가 정갈하게 마련되어 있어 긴 강연 시간 동안에도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북토크가 더욱 인상 깊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진행을 맡아주신 '편집자K' 강윤정 님 덕분이었습니다. 평소 책 관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친숙하게 뵈어왔던 분이라 현장에서 더욱 반갑고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양면의 조개껍데기> 속 깊은 이야기
성북구 한 책 후보작인 <양면의 조개껍데기>를 먼저 완독하고 강연에 참여했습니다. 단편 소설집 앞부분의 이야기들은 빠져들 듯 술술 읽혔는데, 뒤로 갈수록 SF적 세계관과 사유의 깊이가 깊어져 묵직한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이 책은 '양면성'에 대한 사유, 몸과 감각에 대한 탐색을 담고 있어 전반부는 비교적 친근하게 읽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난도가 느껴질 수 있다고 짚어주셨는데, 제가 읽으며 느꼈던 감상과 정확히 일치해서 무척 공감되고 흥미로웠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나누었던 주요 작품별 비하인드 스토리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 양면의 조개껍데기 제목의 의미: 작품집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 의식으로, 장점과 단점이 결국 한 뿌리에서 나오듯 세상 모든 존재의 양면성을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안드로이드와 인간, 기계라는 소재를 융합하여 '내가 어떤 존재이고 싶은지' 스스로 선택해 가는 여정을 현대미술을 감상하듯 은유적으로 그렸습니다.
- 표제작 <양면의 조개껍데기>: 한 몸에 깃든 두 자아라는 설정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인간의 고유성에 대해 탐구한 작품입니다.
- 진동새와 손편지: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와의 협업으로 점자에는 없는 촉각적 디자인과 진동의 언어를 고민하며 탄생한 소설입니다.
- 비구름을 따라서 / 소금물 주파수: 익숙한 방식 대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미래의 사물과 울산 고래 이야기를 접목한 사유의 결을 담았습니다.
더불어 작가님께서는 작품과 함께 감상하기 좋은 영화로 인간의 심연을 파고드는 조던 필 감독의 <놉(Nope)>과 외계인과의 공존 문제를 다룬 <디스트릭트 9>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스스로 품고 있는 의문들을 소설로 엮어 독자분들의 머릿속도 질문으로 가득 차게 만드는 과정이 즐겁다"는 김초엽 작가님의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쉽게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화두를 통과하며 사유를 확장하는 SF 소설가다운 멋진 태도였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독자들의 정성 어린 사인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미리 책을 챙겨가지 못해 직접 사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현장의 따뜻한 열기만으로도 충분히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자리한 독서모임 회원분께서 챙겨오신 청량한 초록색 표지의 <양면의 조개껍데기> 리커버 특별판도 실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 세계관처럼 지역 공동체가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서라는 생각이 들며, 성북구 올해의 한 책 최종 선정 결과도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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